(初雕本大般若波羅蜜多經<卷第一百六十二¸一百七十¸四百六十三>) 국보 | 목판본류 | 3권3축 | 1995.03.10 서울 강남구 | 고려 정종 | 유상옥 | 유상옥
대반야바라밀다경은 줄여서 ‘대반야경'¸ ‘반야경'이라고 부르기도 하며¸ 존재물 자체에는 실체가 없으므로 집착하는 마음을 갖지 말라는 공(空)사상을 기본 사상으로 하고 있다.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‘반야심경'이라고 부르며 종파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읽고 외우는 경전이다.
이 책은 고려 현종 때(재위 1011∼1031) 부처님의 힘으로 거란의 침입을 극복하고자 만든 초조대장경 가운데 하나로¸ 당나라 현장(玄장)이 번역한 대반야경 600권 가운데 권 제162¸ 170¸ 463이다. 3권 모두 닥종이에 찍은 목판본으로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보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. 권 제162의 끝에 적혀있는 기록을 통해 고려 정종 12년(1046)에 허진수가 국왕과 국가의 평화를 빌며¸ 어머니의 무병장수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찍어낸 것임을 알 수 있다.
초조대장경은 이후에 만들어진 해인사대장경(재조대장경 또는 고려대장경)과 비교해 볼 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. 목판의 새김이 정교한 반면에 해인사대장경과 글자수가 다르고 간행연도를 적은 기록은 없으며¸ 군데군데 피휘(避諱:문장에 선왕의 이름자가 나타나는 경우 공경과 삼가의 뜻으로 글자의 한 획을 생략하거나 뜻이 통하는 다른 글자로 대치하는 것)와 약자(略字)가 나타난다. 또 초조대장경은 책의 장수를 표시하는데 있어서 대체로 ‘장(丈)'자나 ‘폭(幅)'자를 쓰는 데 비해 해인사대장경은 ‘장(張)'자로 통일되어 있다.
이 책의 경우에도 글자수가 25행 14자로¸ 23행 14자인 해인사대장경과 다르며¸ 목판을 새긴 연도에 대한 기록이 없다.
3권의 초조본은 보존상태로 보아 같은 시기에 찍어낸 것으로 보이며¸ 특히 권162의 기록을 통해 다른 초조대장경의 인쇄시기를 추정하는데 기준이 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.